[K-드라마의 생존법③] "기회의 장"…숏폼 드라마가 만든 새로운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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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길고 촘촘한 서사를 선호하던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숏폼 드라마'는 더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
최근 들어 숏폼 드라마 전문 플랫폼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점점 높아져 감에 따라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튜디오와 제작사도 생기고 있다.
영화를 전공 한 후 광고 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이동훈 PD는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제작사 '스튜디오눈눈'을 설립했다. 이후 이동훈 PD는 '퍼펙트러브' '신부전쟁' '20살 딸이 생겼습니다' 등 다양한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
이동훈 PD가 처음 숏폼 드라마를 접한 것은 2023년, 국내에서 아직 숏폼 드라마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때였다. 당시 중국 제작사와 협업해 작품 연출을 맡게 됐고 이 경험이 계기가 돼 숏폼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국내에서도 숏폼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됐고 현재는 국내 플랫폼을 중심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숏폼 드라마는 보통 한 회당 2분에서 3분, 총 50부작 이상으로 구성되며 빠른 전개와 강한 몰입감이 요구된다. 짧은 시간 내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이 PD는 '후킹 포인트'에 집중했다.
국내 숏폼 드라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플랫폼이 성장하고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유료 결제 모델을 적용하는 플랫폼들이 증가하며 수익 구조가 점차 정착되는 중이다. 이 PD는 "주로 50부작 위주로 제작되는데 촬영 기간은 5일에서 6일 정도 소요된다. 수익 구조 특성상 단기적으로 진행을 하고 제작비도 최소화하는 만큼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가장 중요 포인트"라며 "아직은 수익 모델이 확립되지 않았으나 메타 콘텐츠가 등장하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PD는 숏폼 드라마의 특성상 자극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그는 "현재는 치정극이나 강한 후킹 요소가 많은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치정극으로 시장을 형성했지만 이후 하이틴 장르도 많이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시장이 성장하면 보다 다양한 장르의 숏폼 드라마가 제작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PD는 이렇듯 국내에도 숏폼 드라마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를 바랐다. 그는 "우리나라 콘텐츠의 질은 우수하기 때문에 숏폼 드라마도 퀄리티 있는 게 많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현재 그는 '의치한 스캔들'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이 드라마에는 실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로 근무 중인 분들이 나와 기존의 프레임을 벗어난 신선한 스토리를 담을 예정이다.
이 PD는 "숏폼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다. 그다음이 배우"라며 "우리나라는 OTT를 비롯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너무 많기 때문에 숏폼 드라마만의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회 몰입도를 높이는 연출을 통해 숏폼 드라마가 하나의 확고한 장르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전했다.